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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찰나의 순간

더위가 한 풀 꺾인 여의도 공원의 낮과 밤

오랜만에 더위가 식었던 금요일.

매일 36,7도를 오르내리며 습하고 뜨거운 바람만 불던 요즈음이었는데, 오늘 왠일로 집 문을 열고 나서니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 마냥 시원해서, 이게 왠일이야 하고 있었다 :-) 그러다가 점심 먹을 때 쯤이 되어서 나와보니, 느낄 수 없던 선선한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있어서 여의도 공원에서 간만에 광합성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 와중에, 회사 건물들에 비친 하늘과 구름이 예뻐서, 중간 중간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만 봐도 날씨 좋은 게 느껴진다.

하늘이 그대로 건물에 비춰지고 있는 것만 같은 사진. ​늘 적막한 도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여의도의 모습도, 어쩐지 색다르게 느껴졌다. 

날이 좋아서인지, 점심시간에 무리지어 여의동공원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겠지? 여름에 들어선 후로는 늘 텁텁하고 숨막히는 나날들이었으니. 이런 가을 날씨가 다들 반가웠던 것 같다. 

​저녁에는 퇴근을 하고, 바로 집으로 가기가 아쉬워 여의도공원에서 자전거를 한시간 동안 빌렸다. 참고로 여의도 공원 6번 출구 쪽으로 가면 대여소가 있는데, 신분증을 맡기고 1시간에 3000원이라는 가격으로 자전거 대여가 가능하다. 꼭 6번 출구가 아니라도 몇 군데에 대여소가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넓어서 꽤 멀기 때문에....미리미리 위치를 알아 두고 가는게 좋은것 같다 ㅎ0ㅎ

처음에는 여의도공원 주위를 2바퀴 정도 빙빙 돌다가, 왠지 아쉬워서 여의나루 쪽으로 방향 전환! 한강 시민 공원 쪽으로 갔더니 시원한 여름을 만끽하러 공원에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 조금 구경을 하다가 곧장 마포대교를 횡단 시작. 

​달리다보니 어느새 노을이 늬엿늬엿 지기 시작했다. 저녁이 되니 더 많은 사람들이 한강공원으로 몰리는게 눈에 보였다. 마포대교를 자전거로 건너며 다리에 새겨진 글들도 읽어보고, 달리는 차도 구경하고. 그렇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다보니 어느새 대교 끝에 도착해서, 다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여의도 공원으로 돌아갔다. 

출발할 떄만 해도 대낮이었는데, 어느새 어둠이 깔려있는 여의도 공원.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여전히 불고 있고, 여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전거를 반납하고, 잠깐 벤치에 앉아서 사진도 찍고 음악도 듣고 그러다가 다시 집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동안은 마치 여행자가 된 기분으로, 늘 익숙한 풍경들이 낯설어 보이고 그랬는데, 걸어서 여의도공원을 벗어나고 있으니 다시 일상으로 훅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순식간에 느낌이 홱 변하는 것 같은 기분? 아무튼, 조금 더 날이 선선해지면 이렇게 자전거를 더 자주 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날이 풀리니 이렇게 낮과 밤의 여의도공원을 볼 수 있는 것도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