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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그리고 드라마

최근에 본 영화들의 한줄평 및 간단 리뷰(약간의 스포 포함)

최근에 시간만 나면 영화를 쭉쭉 보고있다. 덕분에 이번 해에 보려고 했던 100편에는 못 미치지만, 50편은 가득 채운 상황! 아무튼 그런 가운데, 간단하게나마 봤던 영화들의 리뷰나 평점을 매겨보면 좋을 것 같아서 포스팅을 하기로 했다. 예전에는 주로 잔잔한 일본 영화 위주로 봤었는데, 최근에는 좀 서양 쪽 영화도 챙겨보기 시작했고, 원래부터 한국영화는 자주 보던거긴 하지만 장르 안가리고 찾아보기 시작한 것 같다. 이렇게 서서히 취향이 바뀌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아무튼 요즘 개봉하고 있는 다양한 영화들 가운데, 리뷰를 보고 영화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써본다:-) 과연 얼마나 이 글을 읽고 극장으로 향할지는 미지수지만....? 영화를 봤던 날짜순으로 차레대로 포스팅 시작!▶

(※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서울역 (★★☆☆☆)

사실 극장에서 부산행을 보고 한국 영화의 발전...? 분장 기술의 발전 등에 대해 적잖이 놀랐다. 한국의 좀비 영화가 그정도의 퀄리티로 뽑히다니, 하는 것에 놀랬던 것. 스토리의 전개나 그런 것에 있어서도 되게 만족을 했는데, 서울역의 경우 부산행의 프리퀄이라는 소문을 듣고 보기로 마음 먹었던 영화. 특히 부산행에서 맨 처음 기차에 감염된 채로 등장해서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역할인 심은경이 애니에서 주인공 역할의 목소리 더빙을 맡았다고 해서 이런 점도 어느정도 영화를 보는 것에 영향을 끼쳤다 별점 2개를 한 이유는.....이준의 더빙 연기에 별 하나, 그리고 생각지 못한 스토리 상의 반전에 별 하나. 그래서 총 2개다.

부산행을 보고 놀라고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너무 컸는지, 정말 보는 내내 이게 뭐지....싶었다. 정말 애니의 어색한 작화나 더빙은...정말 보기 힘들 정도였다. 특히 심은경의 목소리는 너무 오버스럽기까지 해서, 아쉬웠고.  일단 애니메이션 자체가 퀄리티가 너무 떨어지고, 좀비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이라는 소재의 특이함은 부산행이 먼저 개봉을 한 탓에, 그다지 장점으로 발휘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 좋았던 건 이준의 연기. 사실 보기 전까지 심은경이 더빙을 한다는 정보 이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는데, 연기가 꽤 자연스러웠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누구지? 하고 검색해보고, 이준이란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을 정도.

 

2. 밀정 (★★★★☆)

주인공들의 눈빛에 집중해서 보면, 더욱 몰입되는 그런 영화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 두 글자 제목도 그렇고, 영화의 소재 때문에 암살이랑 비슷한 느낌일까? 하고 본 영화였는데, 완전히 예상을 뒤엎는 영화였다. 오히려 암살은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에 중점을 둔 영화라면 밀정은 주인공들의 심리 상태 변화에 초점을 맞춘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들의 눈빛으로 심리의 변화를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이 연기력이 필요했던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 그러한 점에서 또 다시 송강호의 연기력에 감탄했다. 변호인이나 그 전의 여러 영화들을 생각하면 송강호의 '변절자'와 같은 캐릭터는 상상하기가 조금 어렵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영화를 보면서 역시 송강호는 이런 연기도 잘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강호 연기는 늘 비슷하다라는 평도 많지만, 어떤 캐릭터든 송강호의 스타일로 찰떡같이 소화 하는 거 보면,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듦. 그리고 더불어서 엄태구 라는 배우를 처음 봤는데 역할과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잘 살리는 연기 덕분에 더 영화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엇던 것 같다. 많은 장면이 있었지만 기차 씬에서 세 명이 맞닥뜨리는 씬이 참 기억에 남는다.

 

3. 최악의 하루 (★★★★☆)

정확하게 최악의 하루를 보여주지만, 어쩐지 그것도 괜찮아 보이는 영화

최악의 하루를 보려고 결심한 건 몇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먼저 배우 한예리가 나오는 영화라는 점, '최악의 하루'라는 어쩐지 궁금해지는 타이틀(약간은 일본 느낌이 나는 제목이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리고 인디 영화의 느낌이 잔뜩 묻어나는 영화란 느낌이 들었고, 포스터가 예뻐서? 라는 다소 의미없는 이유들로 인해 최악의 하루를 봤다. 한가지 간과한게 있다면 포스터에 쓰여진 '폭발직전의 여름 로맨스'라는 글귀.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잔잔한 일본 영화와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고, 초반부만 하더라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이와세 료와 한예리의 첫 만남과, 대화씬에서 한적한 서울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영화는 잔잔해보였다. 그런데 그 이후의 스토리는 내 예상과 다른 것이었다. 정확히 '최악의 하루'를 보여주는 영화였던 것. 분명히 그들의 삶은 '최악'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 어색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늘 환상만 가득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지극히도 현실적이고 짜증나고 찌질한, 그런 현실감 넘치는 인물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그렇게 밉진 않다. 묘한 매력의 영화였다. 분명 최악의 하루였을 이와세 료의 하루도, 어쩐지 그냥 허허, 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랬다. 그냥 이 영화속에서의 그런 짜증나는 상황들이, 어쩐지 괜찮아 보이는 영화? 아무튼 영화의 색감이나 분위기가 예뻐서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한예리, 권율, 이희준의 색다른 연기도 좋았다. 이희준은 어쩐지 비슷한 역할을 많이 했던 것 같기도 한데, 권율과 한예리의 이런 캐릭터는 처음 보는 거라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4. 이레셔널 맨(★★★★☆)

우디 앨런 특유의 아이러니하고 위트 넘치는 영화, 절대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로맨스

우디 앨런의 영화를 보면 항상 독특하고 재기 넘치는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로 평범하지만은 않다. 똑같은 소재를 던져놔도 특유의 감각으로 풀어나가는 그의 영화였기 때문에, 벼르고 있던 영화였다. 포스터만 봤을때는 그냥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인가? 했는데, 장르 분류를 보니 미스테리란다. 그래서 더 기대됐던 영화였고, 스토리의 진행은 흥미진진했다. 학생과 제자 사이로 만난 그들은 서서히 사랑에 빠지지만, 어딘가 이상한 점이 생겨난다. 결말까지 보고 나면 이게 뭐야? 하고 다소 황당해질 수 있다. 그들의 행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된다. 절대 뻔하지 않은 영화가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5. 오스틴랜드(★★★★)

"Jane, you are my fantasy"

오스틴랜드, 다른 말 보다도 저 대사 하나면 다 설명이 될 것 같은 영화. 오랜만에 제대로 된 로맨스 영화를 본 것 같다.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자기가 사랑해마지않는 '다아시'의 시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 세계를 완벽히 재현한 오스틴 랜드로 떠난 제인은 그 곳에서 19세기 시대를 살아간다.19세기를 완벽히 재현한 그 곳에서, 자신을 보호해주는 2명의 남자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고 즐겁다. 중간에 조금 답답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19세기의 옷과 생활 방식으로 살면서, 정말 그 시대에 간 것 같은 착각 속에서 현실을 잊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톰히들스턴을 닮은 노블리와 제인의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오랜만에 꿈속에 빠져든 것 만 같은 기분이었기 때문에 별 다섯개.

 

6. 아수라 (★★☆☆☆)

아수라의 별점 2개는 딱 2개에 있다. 배우들 연기력에 별 하나, 그리고 정우성이 운전하면서 차 가드레일에 거의 긁히면서 갈때의 그 연출? 거기에 별 하나 해서 총 두 개. 정말 말그대로 아수라장이다. 유혈이 낭자하고 폭력적이며, 욕밖에 나오지 않는 영화. 실제로 대사의 50%는 욕이다. 그들의 행동에는 어떤 이유와 개연성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냥 황정민에게 거슬리면 안되는 거고, 그저 죽어라 팬다. 무도에 나온 배우들의 모습에 반해서(라고 쓰고 주지훈에게 반해서 라고 읽는다) 보러 갔는데, 2시간 20분 가량의 긴 시간동안 정말 온 몸이 아프고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왜 저기서 저 행동밖에 못하나? 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하지만 이해하려고 해선 안된다. 그냥 중간부터는 그래 어디 멋대로 해봐라, 하고 정신 놓고 보게 되는 영화. 영화 제목 하나 끝내주네, 라는 생각과 함께 신세계나 내부자들, 베테랑은 그래도 잘 만든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영화.

 

7.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보긴 했지만, 사실 이번 시리즈가 나왔을땐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는데, 어바운 타임의 제작진이라고 하는 걸 보고 당장 보러가야지 싶었다. 그리고 보고 나선 정말 보길 잘했단 생각이 절로 들어서, 여기저기에 추천하고 다니는 중. 정말 유쾌하고 힐링되는 영화다. 영화 속이라 가능한 일이지만, 저런 벤츠남들의 사랑을 듬뿍받는 브리짓이 넘나 부러웠고 귀여웠고. 하지만 세월을 비껴가지 못한 게 너무 슬프기도ㅠ0ㅠ...아무튼 출산에 임박해서 다같이 다리 위를 걸어가는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콜린퍼스의 피지컬이 대단했고, 능구렁이처럼 마이 티컵 드립 치던 것도 생각나고.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이 터져서 즐거웠다!

 

정말 각양각색/뒤죽박죽인 영화 리뷰이긴 한데, 아무튼 쓰다 보니 느낀 건 의외로 서양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나랑 잘 맞는구나/ 내 취향이구나 라는 점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봐야겠어 ㅎ0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