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아가씨(The Handmaiden, 2016)
※이 포스팅은 다량의 스포 및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가 개봉했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이 영화는 사실 개봉 전부터 여러가지 논란(예를 들면 왜색 논란이라던가 왜곡된 여성 판타지 등등)에 휩싸이고 있어서, 그다지 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는 아니었다.그러다 우연히 티져 영상을 보게 됐고, 개봉 하면 바로 보러가야곘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개봉한 지 이틀 후에 영화관을 들려서 직접 보고 나왔다.
처음 보고 나와서 들었던 생각들은 단순하게 정리하자면
1. 티져 속에 나왔던 욕조씬. 진짜 연출 좋다.
2. 김태리라는 대박 신인 연기자가 나왔다.
3. 하정우와 김민희가 이렇게 매력있는 배우였나?
4. 스토리의 구성은 반전의 반전이라 괜찮은데 꽤 유치한 대사들이 많다.
5. 전반적으로 B급 감성이 충만한 영화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게 잘 먹히는구나.
요런 느낌이었다.
그동안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에 대해서도 딱히 큰 호불호가 있는 건 아니지만, B급 감성이 꽤 있다고 느꼈는데, 사실 이런 감성이 우리나라에서 잘 먹힐까? 라는 생각을 했을때 전혀 아닐거 같다라고 생각해와서, 이번 영화 역시 의외의 인기....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라고 해야할까? 영화가 잘 만들어지고 못 만들었고의 관점을 떠나서, 약간 마이너한 소재나 요소들이 많이 담겨있고, B급 감성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아가씨'가 호(好)에 가까웠지만, 이게 꽤 흥행하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 했다는 것.
어쨌든 영화 전반적으로 꽤 잘 짜여진 구성이라고 생각했다. 원작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갔었던 거라, 반전읠 거듭하는 부분에서, 특히 1부-> 2부로 전개 되면서 완전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아가씨 연기를 하는 김민희에게 정말 완벽하게 속아넘어간 기분.
1부에서 숙희의 시선으로 진행될 때는 불쌍한 우리 아가씨..... 이런 느낌으로 진행이 되다가 2부에선 불쌍한 우리 숙희...이런 느낌으로
변화하는게 너무 좋았다.
그리고 둘의 케미가 예상외로 너무 좋아서 정말 내 안의 망상종자가 깨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둘의 이야기와 대사 같은게 묘하게 덕심을 자극하는....?!!!
둘의 관계와 태도가 변화해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좋았다. 동지애와 측은지심, 사랑 등등 여러가지가 뒤섞인 느낌이 좋았고,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숙희와 히데코의 감정을 더 많이 보여줬으면, 그리고 내 기준으로 과했다고 생각되는 몇 장면을 잘라낸다면 n차를 찍으러 가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기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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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로 데뷔하게 된 김태리 배우 같은 경우에는, 귀엽고 똘망똘망한 얼굴 같은데 연기할때 그 카리스마? 같은 것도 그렇고 눈빛이 너무 좋은 배우라서 내내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완벽하게 숙희를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
김민희야 워낙에 알려진 배우기도 하고 해서 큰 감흥이 없었는데(얼굴과 연기에 물론 놀라긴 했지만) 김태리 배우가 너무 존재감을 드러내서 나한테는 완전 걸크러쉬! 와도 같은 느낌이었다.
생각 외로 유치한 대사들 때문에 몇몇 구간에서 좀 놀라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남는 대사들을 몇가지 꼽아보자면,
내 인생을 망치러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아가씨는 하녀의 인형이구나. 이 많은 단추는 나 좋으라고 달아놓은 거지.
숙희야 내가 걱정돼? 난 니가 걱정돼.
단연 요 세가지가 아닐까 싶음.
아가씨는 너무 로맨틱하고, 숙희는 말보다는 행동파.
아무튼 이 영화는 분명히 마음에 안드는 게 꽤 많다....라고 생각되면서도 동시에 그 캐릭터들이 자꾸 머릿속에서 생각나서
묘하게 자꾸 자꾸 생각하게 되는 그런 영화인 듯 하다,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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