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那些年,我們一起追的女孩)
대만판 건축학개론으로 우리나라에 꽤 알려져있는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오늘에서야 봤다.
건축학개론을 극장에서 보고 나선, 친구랑 이 영화는 남자쪽의 일방적인 첫사랑의 환상이라며 욕을 했었었지만,
'첫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꽤 좋아해서 받아뒀다가 비도 오고 하길래 영화나 보자 싶어서 재생.
정말 재생해놓고 10분~15분 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원래 대만영화에 관심도 없고, 배우에도 더더욱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보고 있는데.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완전 빠져들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정말 첫사랑의 감정과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 영화.
감히 누가 건축학개론이랑 비교를 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학 개론에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님^^;;;)
초반부에는 쓸데없는 벗고 나오는 씬...같은거나 그런거 때문에 왜 이렇게 b급 영화같나 하고 욕했는데,
그런것들만으로 이 영화를 포기한 사람들이 있다면 조금만 더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정말 첫사랑의 풋풋함과 순수함, 유치함, 그리고 청춘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문제아와 모범생이라는 어찌보면 진부한 것도 같은 설정이지만, 정말 이야기가 술술 잘 풀려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션자이는 정말 반에 한명 쯤 있을 것 같은 이쁘장하면서도 똑부러지는 여학생 역할에 너무 잘 어울리고,
공부에 흥미없고 놀기 좋아하는 커징텅 역도 첫사랑에 빠진 남학생 역할을 너무 잘 소화해준 것 같다.
앙숙과도 같은 둘이었지만 점차 서로를 알아가면서 서로의 옆에 있는게 당연해지는... 그런 것들이 영화에 잔잔히 흘러나온다.
이 영화는 정말 진리와도 같은 대사, 주옥같은 대사들과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또한 결말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주는 장면들도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밑의 캡쳐의 '평행세계' 이야기.
아마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이 4장의 이미지를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아쉬움과 복잡오묘한 감정들을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게 아닐꺼야..
정말 영화가 끝나고 나선 아쉬움과 함께 뭐라 형용하기 힘든 감정들이 마구마구 끓어오르는게 느껴졌다.....
첫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의 결말이라면 거의 정해져있긴 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만 ㅠ.ㅠ 그래도 아쉽다 아쉬워.......
그래도 결말부분도 그냥 단순하게 푸는 게 아니라 회상을 통해서 스쳐지나간 인연의 자락들을 보여주기도 하고,
평행세계라는 걸 통해서 '일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이 된다.
또한 코믹하기까지. 마지막 장면의 둘의 키스신은 그나마! 속이 시원했다..그나마.
정말 청춘의 느낌과 더불어, 대학생이 되기 전 그들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보여줬던 장면.
영화를 보고 나서 여운이 많이 남아서 이리저리 검색을 하던 중, 마지막 장면의 이 봉투에 쓰인 한자가 자막에는 해석이 안되있어서
무슨 말인가 했었는데, 마지막 4글자가 '나의 청춘'이라는 뜻인 걸 알고 또 한번 눈물.
나의 청춘..나의 청춘. 영화와 함께 생각해보면 정말 이 단어 외에 다른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을 것 같은 마지막 말.
정말 또 한번 가슴을 후벼판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초반부는 엉성하기도 하고, 오버스럽기도 하고, 뭔가 b급의 냄새를 지울수가 없다...하고 있었는데
정말 이 영화 왜 그렇게 소문이 자자했는지 다 보고 난 이제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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